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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창읍에는 노동저수지라는 곳이 있다.
점심을 먹고 잠깐 시간을 내어 아는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러 갔다.
밭 한쪽에 대나무가 꽂혀있고, 그 위에 흙이 더덕더덕 묻은 실장갑이 걸려있다.
이미 여기저기 헤지고 흙이 더덕더덕 묻은 실장갑은, 이 장갑의 주인이 좀 전까지도 이 밭에서 고되게 일을 했음을 말해주고 있다.

원래 농부들이 끼는 장갑이라는 것은 험하게 쓰여지는 물건이다.
그런지라 흔히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서비스로 하나씩 주는 이런 싸구려 장갑이 호미자루, 낫자루를 쥔 손을 보호하기에는 제격인 것이다.
이 장갑의 주인이 할머니인지 할아버지인지.........
고된 노동을 잠시 중단하고, 굽어진 허리를 주먹으로 두드리며, 휴우~~~~ 한숨을 내쉬며, 이마에 흐른 땀을 흙묻은 소매로 쓰윽 닦아내며 점심을 드시러 가셨나보다.
아마 지금쯤은 바지가랑이에 묻은 흙을 탈탈 털어내고 찬밥을 물 말아 매콤한 고추에 된장 듬뿍 찍어 오물오물 드시고 있을지도 모른다.
장갑은 제 주인이 이른대로 한쪽에 자리를 잡고서 주인의 밭을 지키고 있다.
주인이 밥을 먹고 다시 나오면 아마도 따가운 햇빛에 마른 흙을 탈탈 털어낼 것이고, 잠시 제 원래의 색의 흔적을 맛 본 장갑은 이내 흙범벅, 땀 범벅이 될 것이다.   

노동저수지의 한쪽에 코딱지마냥 붙어있는 조그만 밭뙈기.
그 곳에는 이렇게 고된 노동의 흔적이 드리워져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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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상학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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